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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처

능가산 정상에서

원암마을 양철집

마당엔 나무밑동을 잘라낸 여러 통나무들

토방옆엔 장작들이 가지런히 쌓여 있소

겨울내내 아궁이에서 활활 타올라서 겨울지킴이로

능가산 원암마을을 화기애애하게 지펴주고 있다.

따뜻한 아랫목에서 뒹굴뒹굴 굴러봐요.

마루 벽위엔 이미 시계바늘이 멈춰버린 시계만이

오래 된 양철지붕을 받혀주

모두 떠나버린 산골집을 지키고 있었다.

재백이고개로 올라가면

바다가 보이고

물 빠진 갯벌이 보인다.

저으기  고창심원이 보인다.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

지나온 발자취를 더듬어보며

이런저런 일들 찾아보자.

바다여 내 말 좀 들어보소

뭔가 실마리를 풀려고 여기 능가산에 올라왔소

세상사는 이야기 들으며

낮은 자세로 몸을 숙여가면서

산을 올라가고 있소

넓다란 바위에 앉아서

저 머얼리 수평선 너머로 뭔가 찾고 싶소

사람은 뭔가에 기대댈 데를 찾고 있는가 봐요.

새소리 들으며 소나무를 바라보며 관음봉 삼거리에서

내소사로 넘어가면서

인생길을 걷고 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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