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불사조 꽃무릇의 사랑이야기

들국화소녀 2024. 9. 28. 16:12

봄에는 파릇파릇 가지도 번성햇어요

여름엔 싱싱했던 내 팔뚝들이 땅속으로 낙하

내 자리엔 잡초들이 무성하게 자리잡았지요

폭염에 목말라버린 친구들이 하나 둘씩 떠나기 시작햇지요

가을에 임이 꼭 찾아올 것이란 믿음으로 목이 타들어가도 

참으면서 뜨거운 여름날을 보냈어요

선선한 가을로 접어들어 이젠 눈을 뜰 수있고 꽃단장하기에 바뻣어요.

그렇게 몇달간을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떠나버렸으니

임인들 당신을 애타게 찾다가 지쳐서 떠나버릴 것이오.

임이 반겨주지 않아도 임얼굴만 머얼리서 바라보는 것으로 족하오

처음부터 엇갈린 운명이기에 하늘을원망했소만

그냥 순리를 따르며 당신이 그저 행복하게 살았으면 더 바라는 것이 없소

내 몸뚱이로 타오르는 정열을 사랑의 화신으로 꽃피우리다.

벌겋게 달아오른 내 몸은 10일이 지나도 식지는 않구려

당신을 향한 첫사랑은 오로지 일편단심으로 사랑의 징표를 찍었소이다.

당신의  발걸음소리만 들어봐도 여한이 없소이다

부디 한번만 나한테 와서 바라만 보고 가구려

평생을 당신한테 바쳤으니 365일중 하루만 시간을 내서 들렸다 가구려

첫사랑은 영원히 내 가슴속에 남아서 죽을 때까지 갖고 가나 보구려

피를 토하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은 듯 불꽃으로 꽃을 피었구려

부디 조금만 힘을 내서 임을 기다려보구려 

첫사랑은 평생을 내 가슴속에서 터전잡아 절대로 가출하지 않는 구려

불사조같은 꽃무릇 너의 용기에 힘입어 옛추억속의 사랑을 되씹어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