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장산 용굴 가는 길 전망대에서
내장용굴 위 전망대에서
단풍나무가 몰라보게 부쩍 커버렸어. 내 임도 몰라 볼 정도야.
녹음이 우거져 따가운 햇살을 가려줘 절로 심신이 상쾌했어
짙푸른 단풍잎 번뜩임에 내 눈은 그 자리에서 멈춰버렸지.
이렇게 신록천지인 내장산 용굴 가는 길
봄바람에 단풍잎 덜덜 떨고 있소
나도 부끄러워 무대만 섰다면 떨다가 내 할 말을 잊었던적이 있소
연두빛 싱그러움에 모두 입을 벌리고 아! 천국이 따로 없네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고 봄바람에 머리카락 휘날리며
산길을 유유자적 한 발자국 두 발자국 걸어보세
오늘따라 흰구름이 두둥실 파아란 하늘에 마스크는 벗어버리세
계곡에 핀 노오란 애기똥풀 선구자가 되어 5월을 재촉하네
느림의 우체통쪽으로 들어가 나무다리를 통과하면 계단이 나오네
높이 솟은 나무계단 인내력으로 올라가서 조선왕조실록의 아지터로 가보자
굴속에는 작고 조금 큰 돌들로 미니탑을 쌓았지
어진 임금의 성덕을 칭송하며 예지력을 물려주라고 기도나 드려보세나.
용굴에서 나무계단으로 올라가면 낭터러지절벽이야 무시무시해
나만의 공간 벤치에 앉아서 단풍잎 속삭이는 소리
이팝나무꽃들 하얗게 히늘어지게 피어 향긋한 향기 콧속을 찌르네
정상에 앉아서 어치들의 흥겨운 노랫소리 정말 음악가의 독주
내 귀에 고소란히 들려오는 천상의 음악이다.
바로 눈 앞에서 연두빛 이파리들의 가느다란 신음소리
땀 흘린 얼굴에 바람을 쐬니 그것같이 좋은 게 어디 있겠는가?
신들린 나뭇잎처럼 돌고 돌아라
보아도 보아도 눈이 시리지 않는 저 싱그러운 어린 신록들
제각각 연두빛 녹색빛 진녹색빛 초록빛 물감을 풀어버렸어
이 봉우리 저 봉우리 뜀박질하며 날아가보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