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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식처

겨울산사

헐벗은 나무가지위로

북풍이 세차게 밀려온다.

쓰러질 듯

기우뚱하다가도

제자리에 서 있는 오뚝이 

그렇게 풍전세파를 다 견뎌도

이렇게 오랜 세월을 버텨낸단 말이냐?

삼백년 세월에 눈보라 맞고서

묵묵히 아픔을 이겨내며

풍성한 버팀목

이젠 밑동에 금이 가더니

어느새 샘을 파놓았구나!

비를 받아서 너의 목마름을 축일테냐?

시커먼 너의 겉살은 어느 누구보다도 단단하구나!

내가 주먹으로 두들겨봐도

끄떡하지 않는 너의 균형

누군지 몰라도

등을 기대며 잠시 쉬었다 가는 나그네

너한테 모든 것을 다 털어놓고

잠시 행복에 겨워 천국을 오고 갔던 찰나

머릿속이 개운해져

콧노래부르며 산길을 내려오네

나무 꼭대기 겨우 살이 찾아서

산새들은 날아간다네

맑고 영롱한 겨우살이 구슬알

주홍빛 꽃속에 둥지를 튼다네

 땅속에서 나와 기지개를 켜고 있는다람쥐

낙엽속에 뒹굴고 있는 도토리 찾으러 왔나?

길고 긴 휴식속에 평화가

겨울산사를 뒤덮었네

이래서 모두 겨울산사로 뛰쳐간다네

마음 속 응어리가 한겹 한겹 벗겨지면서

세상은 한결 빛나고 아름답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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