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추워야 겨울이단다
이상기온으로 추위를 모르고 살아온 내게
추위는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
이젠 봄이 오려나
하지만 오늘 이렇게 속절없이 눈이 내리고 있었다.
솜털같이 가벼운 몸으로 드넓은 하늘을 다 차지하고서도 모자라
이 땅위에 거침없이 자유롭게 여행을 떠나고 있었다.
바람이 불지 않아서 항해길은 순탄했다.
그동안 참고 지냈던 세월들을 속시원히 털어놓고 미지의 세계로 훨훨 날아가려므나!
어딘가에 너의 안식처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잠시 쉬었다 가려므나
가벼운 몸으로 폭풍우를 헤치고 나갈려면 너의 힘을 충전시켜놓으렴
오밀조밀 솜털같은 너의 모습도 내 머릿속에 영원히 간직할게
무수한 솜털들이 하늘위에서 헤엄치며 항해길로 나섰지
소리없이 나도 모르게 임도 모르게 살짝 왔다 갈려고 했지
임 몰래 살짝 저만치서 뒷모습만 바라보며 갈려고 했지
평행선위를 달리는 내 임은 평생동안 만나지 못하고
내 생을 마감할까 봐
마지막 이별인사나 할 겸 들렀지
살짝 몇초만이라도 내 임을 봤으니 여한이 없지
전생에 맺힌 한 어찌할 수없어
오늘도 마냥 그렇게 마구 몸서리치면서 퍼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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