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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어느 봄날 저녁

햇살이 내ㅡ얼굴을 간지럽히고

봄바람이 머리카락을 휘감으면

정말 봄이구나!

얼어붙은 대지에도 따듯한 피가 흘러

풀들이 퍼뜩 일어서서 기지개를 켠다.

잔풀들이 내내 겨울잠속에 취해

허기진 몸에 이삭만 수북하다

이제 이삭을 걷어버리고 새 이삭으로 도약할 때가 됐다.

깊은땅속에선 조그마한 씨앗이 부푼 꿈에 잠을 설치고 있다.

봄엔 설레임에 잔뜩 부풀어 푸리자 노오란 꽃송이

자그마한 몸집에서 그렇게 큰 꽃송이를 피어 

모두에게 기쁨과 웃음을 안겨주는 봄의 전령사

송이송이 푸리자 꽃송이

노오란 잔별되어 은하수까지 건너가서 빛이 되겠니?

꽃바람 물결에 휘감겨 꽃덤불로 파도칠 날도 얼마 남지 않았어  

꽃샘바람이 매서운 것은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위해서 

더 단단해지기위해서

쓰러지지않기위해서 고난의 삶을 몸에 부대껴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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