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진눈깨비 맞고도 울긋불긋 단풍은 여전히 빛을 내네
무수히 많던 은행잎 이파리는 물들지도 못하고
그만 우수수 바람결에 날아가버렸네
노오랗게 물들려고 봄부터 모진 고난을 이겨내며 여기가지 왔는데
볶을복이다.
은행잎덤불 단풍잎 덤불 얼음속에서 헤매다 햇살에 녹으면서 빛깔 한번 정말 곱다
곱디고운 살갗 가시에 걸렸는지
등산객 발길에 채였는지
너희네 인생도 두룽박 팔자
지금가지 걸어온 인생길 험란하고 굴곡도 심한데
별의별이야기 가슴속 깊은 곳에 숨어놨는데 털 길이 없어
겨울잠동안 실패를 발판으로 새해 계획을 짜느냐 고심하겠지
뭔가 하나 부족했는데 그걸 채우지 않았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겠지
하지만 100프로 성공은 없는 법 너무 욕심을 부리다 내 건강만 나뻐진단다.
너는 60프로 단풍만 물들고 서서히 10프로 20프로 물들어갔지
왜 100프로 단풍이 물들지 않냐고?
모두 의아해하지만 세상 살이와 맞먹는 거야
인생살이 짠 맛 쓴 맛 단 맛 아픈 맛 포물선을 이루며 살아왓지
숨가쁘게 달려왔던 젊은 날들은 이젠 꿈속이야
자신을 되찾고 뭔가 해볼려고 해도 일이 통 잡히지 않아
내가 무엇을 원하는 지 알 수가 없어
시간만 무한정 있으면 내면의 하고 싶은 일을 당장 시작한다고 했는데
이젠 내면의 소리를 잘 들을 수가 없어
잡다한 일들속에 파묻혀 자신을 잃어가고 있어
헐벗은 단풍나무한테 하소연하며 단풍잎 밟으며 걸어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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