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다이어리

눈 내리는 날

창가로 보이던 앞산이 흔적을 감추어 버렸다

내 유일한 안식처인 산봉우리리 푸른 숲이 송두리쩨 사라졌다

멍하니 앉아서 갓바위가 어디 있나 

눈으로 더듬더듬 찾는 것이 내 유일한 낙이었지

근데 오늘은 웬일인지 듬직한 산이 안개처럼 하늘로 올라갔나?

하늘에서 내려오는 조그만 싸래기눈은 거침없이 몸을 풀고 있어

하늘과 땅사이엔 오직 하루살이 눈이 수만개 떼지어 활개를 치고 있어

하이얀 눈은 세상 전부를 뒤덮을 기세로 마구 쏟아지고 있어

어디서 그렇게 에너지가 방출되는지

한시도 쉬지 않고  춤추듯이 빙빙 돌면서 내게 쉬는 시간도 주지 않았어

길도 막히고 빙판길에 인적도 드문 마을

눈이라도 쏟아져 꽉 막힌 내 가슴을 열어나 볼래?

답답한 이내 마음 너한테 위안이라 삼아 볼까 한다.

소리없이 왔다가 작별인사도 안 하고 떠나버린 임

어디선가 속절없이 내린 눈을 보며 너를 생각할는지 모르지

새해부터 눈이 마구 쏟아져 새출발하라고 재촉하니?

아무튼 눈이 내려 방에서 편안히 뭔가 생각하며 마음을 어루만져보자꾸나!

'다이어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일절날 뒷산에 올라가요  (0) 2025.03.01
정월대보름날 농악놀이했지  (0) 2025.02.12
눈 오는 날 독백  (0) 2025.01.07
어느 늦가을날 독백  (0) 2024.11.30
불사조 꽃무릇의 사랑이야기  (1) 2024.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