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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봄꽃일기

버드나무가지에 어느새 녹색물이 올라오는가?

메마른 가지위에도 혈맥이 흘러 혈액순환이 잘 된단다.

억센 봄바람에 강풍이 불어닥쳐도

유독 휘늘어진 가지에 버들강아지꽃 피었다  

사방이 희뿌연 먼지로 막혀 헉헉 숨을 못쉬어도

안개처럼 뿌옇게 먼지를 뒤집어쓴 앞산에도

새옷을 만드느냐 밤새 뜬눈으로 지샌단다. 

아마 나도 마스크에 완전무장 몸도 씻고 마음도 정갈하게 씻어야지.

외로이 노오랗게 꽃을 핀 산수유나무도 미세먼지를 막을 수는 없었어

그냥 먼지를 맞으면서 토해내고 봄바람에 저 머얼리 날려버린다고

꽃망울이 펑펑 터질라고 대문밖으로 나온 백목련도

천지가 뿌우연 먼지에 깜짝 놀라서  다시 집으로 돌아섰지

메마른 가지위에선 쬐그만 새싹들이 반쯤 얼굴을 내밀고 망보고 있어

매화꽃 하얗게 만개하니 희뿌연 대지는 점점 밝아지기 시작했어

어리디 어린 꽃잎들이 서로 손을 잡고 대지를 향해서 외치고 있어

야 ! 봄이다. 빨리 뛰쳐나와라.

근데 너만은 지상으로 뛰쳐나갈 수 없어

인생살이 몇해냐고 손가락으로  셀 수 없잖아?

세월이 유수처럼 흘러가니 현실을 따라갈 수 없다고?

지난날의 전설을 헤아리다보니 거북이걸음으로 걸어가야한다고

봄꽃들의 행진에 나도 동참해서 허허 웃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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